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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 급서에 통탄불금 (1949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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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선생이 오늘 암살을 당하신 보도를 들은 나로서는 놀라고 담한(膽寒)해서 말이 잘 아니 나옵니다. 범인이 잡혔다하니 무슨 주의로 이런 일을 행하였으며 이것이 개인행동인지 연루자가 있는지를 엄밀히 조사해서 일일히 공표하여 범인은 법대로 처벌될 것입니다.

한인이 어찌해서 이런 만행을 범하는지 과연 통탄할 일입니다. 공사 간에 원혐(怨嫌)이 있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였을 때 법리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개명(開明)한 사람이 행할 바이거늘, 하믈며 이로운 사람을 피해하고 어찌 그 백성이 그 개명한 사람의 대우를 받을 수 있으리요. 백범선생이 피해 당한 것으로 우리나라와 민족에게 얼마나 손해를 주게 된 것을 통분하여 마지않습니다.

지금 민국정부가 성립된 지 1년이 다 못되어서도 우리 우방들이 많이 도와서 민주주의가 잘 발전되는 것과 관민합작으로 치안을 잘 유지하여 나가는 것을 칭찬하며 미국에서도 트루만 대통령 이하 여러 당국이 우리에 대한 경제원조로 1억 5천만 불을 국회에 요청하여 며칠 안으로 통과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한인들만 합심합력하여 잘해나가면 다 같이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인데 어찌해서 이런 불법행동을 행하여 저의 목숨에 해롭고 나라와 민족에게 누를 끼치게 하는지 생각할수록 통탄할 일입니다.

나와 백범 김구선생 사이의 친분으로 말하면 호형호제하고 의리는 실로 사생을 같이 하자는 결심이 있는 터이며 임시정부주석으로 내가 절대 지지하였고 그 후 임시정부가 귀국한 때에는 무조건하고 지지하여 온 것입니다. 중간에 와서 정치상 관찰에 약간 차이로 말미아마 정계에 다소의 의아하는 점이 없지 아니해서 우리 두 사람이 양편으로 시비를 듣고 있었으나 내가 믿고 듣고 바라기는 백범선생이 조만간에 나의 주장하는 것이 아무 사심이 아니요 민국대계에 유일한 방침으로 각오될 날이 있을 것을 믿고 있었으며 근자에 와서는 이런 희망이 점점 표면에 나타난 것을 보고 나는 마음에 기대하는 중인데 졸지에 이런 일이 생기고 보니 어공어사(於公於私)에 원통한 눈물을 금하기 어려웁니다.

해내해외에서 백범 김구주석을 모든 동포는 한줄기 뜨거운 눈물로 그분의 주검을 조상하며 따라서 그분의 평생 애국애족하는 대의를 본받아 그 사업을 계속 완수하기를 다 같이 맹서(盟誓)하기 바랍니다. 




『대통령이승만박사담화집』, 공보처,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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